대출 규제에 막힌 실수요자들…부동산 정책 국민 제안 1800건 돌파

부동산 정책 국민 제안 1800건 돌파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설한 온라인 홈페이지에 엿새 만에 1800건이 넘는 제안이 접수됐다. 가장 많은 의견이 나온 분야는 주택금융으로,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집단대출과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다세대·연립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는 비거주·초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 강화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맞섰다.



부동산 정책 국민 제안은 얼마나 접수됐나

주택금융 관련 제안이 전체 분야 중 가장 많았다

부동산토론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6년 7월 19일 오후 9시 기준 접수된 국민 제안은 총 1807건이었다. 분야별로는 주택금융이 8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공급·규제 548건, 부동산세제 432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4일 개설된 홈페이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가 열리는 7월 23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현장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국민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온라인 창구다.

접수 현황을 보면 국민의 관심이 주택 가격이나 세금 문제뿐 아니라 실제 계약과 입주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 문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출 한도가 갑자기 줄어든 실수요자들은 계약금과 분양대금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수요자들이 대출 규제 예외를 요구하는 이유

생애 최초 구입자와 실거주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택금융 분야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제안이 이어졌다. 이미 주택 매매나 분양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예상했던 대출을 받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안자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매수하기 위해 2026년 5월 계약을 체결했지만, 대출이 막혀 계약금을 잃을 상황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그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실제 거주 목적의 매수자에게는 대출 규제의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제안자는 은행뿐 아니라 2금융권에서도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입주를 포기하거나 계약을 해지해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집단대출과 잔금대출은 투기 목적의 신규 대출과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제안의 핵심이다.


은행권 대출 관리 강화가 계약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2026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의 약 85%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신규 대출 접수를 제한하고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대출 가능 금액을 기준으로 매매 또는 분양 계약을 진행한 실수요자에게는 이러한 한도 조정이 잔금 마련의 직접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은 모든 주택대출의 일괄적인 확대가 아니다. 이미 계약을 체결한 무주택자, 생애 최초 구입자, 실제 입주 목적의 계약자처럼 보호 필요성이 분명한 대상에게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 가깝다.


전세대출과 공공주택 사전청약 지원 요구도 이어졌다

국민 제안에는 실수요자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주택 매수뿐 아니라 임차 과정에서도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 무주택자의 주거 이동과 보증금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뉴홈 나눔형 사전청약 전용 모기지에 기존 조건을 적용해 달라는 요구와 고양 창릉 S3블록 사전청약자에 대한 지원책을 유지해 달라는 제안도 접수됐다. 

정책이나 대출 조건이 계약 이후 바뀌면 사전에 안내받은 조건을 믿고 청약한 사람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비아파트 공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

다세대·연립·오피스텔 공급 감소가 주거 선택지를 줄일 수 있다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많았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가격대와 입지에서 공급될 수 있어 서민과 1인 가구의 주거 선택지로 활용돼 왔다.

한 다세대주택 임대사업자는 다주택자 규제에 건폐율·용적률 제한, 주차장 설치 기준, 일조권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빌라 건설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가 아파트 쏠림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1만4676가구, 착공 물량은 1만2358가구였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79% 감소한 수준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비아파트는 주택 수에서 제외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주택은 세금과 금융 규제에서 적용되는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사업자가 비아파트를 공급하거나 임대할 때 다주택자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으면 사업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다.

7월 14일 국토교통부 주재 토론회에서도 유사한 의견이 나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 시장이 전월세 시장, 다주택자 제도, 금융 규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일정 요건을 갖춘 비아파트를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규제 완화가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지려면 주거 품질과 임차인 보호 기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 목적, 임대 기간, 주택 규모와 가격 등 구체적인 적용 조건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고가 1주택자 보유세를 둘러싼 의견은 왜 엇갈렸나

세 부담 완화와 고가 주택 과세 강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됐다

부동산 세제 분야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반면 주택시장 안정과 자산 가격에 따른 과세 형평성을 위해 비거주·초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실제 거주하는 일반적인 1주택자와 거주하지 않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과세 강화 측의 논리다.

세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입장에서는 보유세가 소득과 관계없이 부과되기 때문에 장기간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나 현금 소득이 적은 가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같은 1주택자라도 주택 가격, 거주 여부, 보유 기간에 따라 상황이 다른 만큼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양측 모두 검토할 과제가 남아 있다.



주택 수보다 보유 주택의 합산 가액을 기준으로 삼자는 의견도 나왔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합산 가액 중심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제안도 접수됐다. 저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과 초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의 세 부담을 주택 수만으로 구분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제안자는 주택 가격보다 주택 수를 중심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가 고가 주택 한 채에 집중되면 강남권을 비롯한 선호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택 수 기준과 합산 가액 기준은 시장에 서로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 세제 개편을 검토할 때는 과세 형평성뿐 아니라 주택 집중 보유, 지역별 수요 쏠림, 임대주택 공급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 제안이 부동산 정책에 던지는 과제

일률적인 규제보다 대상과 상황을 구분한 정책이 요구된다

이번 국민 제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요구는 모든 규제를 없애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책 대상과 상황을 세분화해 달라는 것이다. 실거주자와 투자 목적 대출자, 기존 계약자와 신규 계약자, 일반 1주택자와 비거주 초고가 1주택자를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다.

대출 총량을 관리하면서도 이미 계약을 체결한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비아파트 공급 규제를 완화할 때도 공급 확대와 주거 품질을 함께 확보해야 하며, 세제를 개편할 때는 주택 수와 자산 가액 중 어떤 기준이 시장 왜곡을 줄일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금융, 공급, 세제가 서로 연결돼 있어 한 분야의 변화가 다른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매매와 분양 시장이 영향을 받고, 비아파트 공급이 줄면 전월세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할 수 있다. 세제 변화 역시 보유 형태와 선호 지역에 대한 수요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7월 23일 예정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는 접수된 국민 제안이 실제 정책 논의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심사다. 

특히 계약금과 입주 자금을 잃을 위험에 놓인 기존 계약자 보호, 집단·잔금대출의 별도 관리, 비아파트 공급 회복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질문 1

Q. 실거주 목적의 주택담보대출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받나요?

A. 현재 국민 제안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집단·잔금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적용 여부와 예외 기준은 금융기관과 정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 대출 가능 금액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질문 2

Q. 비아파트를 주택 수에서 제외하면 공급이 바로 늘어날 수 있나요?

A. 주택 수 제외는 비아파트 사업자의 세금과 금융 부담을 낮추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공급 증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 기준, 사업성, 임대 수요, 주거 품질 관리 등 여러 조건이 함께 개선돼야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 3

Q. 종합부동산세를 주택 수가 아닌 합산 가액 기준으로 바꾸자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주택 수 기준만 적용하면 저가 주택 여러 채와 초고가 주택 한 채 사이의 과세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산 가액 기준은 보유한 부동산의 전체 가치에 따라 세 부담을 정할 수 있지만, 임대주택 공급과 지역별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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